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음성 OTP(One Time Password·일회용 비밀번호)’에 볼륨·속도조절 기능이 추가되고 음성도 알아듣기 쉽게 뚜렷해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음성 OTP 이용에 따른 시각장애인의 불편함을 고려해 재발급 과정과 기능 등을 개선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은행은 현재 시각장애인이 텔레·인터넷뱅킹, 인증서발급 등 금융거래를 할 때 일회성으로 생성된 비밀번호를 음성으로 알려주는 음성 OTP를 무상 공급하고 있다. 2014년 첫 도입 이후 지난해까지 총 6771개의 음성 OTP가 공급됐다.

그러나 재발급을 신청할 때 본인이 직접 지점을 방문해야 하고, 신청 후 재발급까지 1~2주가 소요되는 등 불편함이 따랐다. 또 음성 OTP는 기기불량이나 고장이 잦고, 일반 OTP에 비해 배터리 소모량이 많아 교체주기도 짧은 편이다. 음성이 불분명하거나 소리 크기를 조절하지 못하고, 배터리 잔량도 확인할 수 없는 등 기능 문제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이를 개선해 음성 OTP 신청·발급 과정을 간소화하기로 했다. 현행 1~2주 소요되던 발급기간을 업무절차를 간소화해 1~2일 내 배송될 수 있도록 한다. 또 시각장애인이 유선으로 사전에 음성 OTP 발급을 신청하면 지정된 날짜에 가까운 영업점이나 자택에서 배송받을 수 있도록 한다. 재발급시 인감날인 위임장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대리인을 확인한 뒤 대리인이 대신 발급받는 것도 가능해진다.

기능도 개선한다. 제품을 떨어뜨리는 경우에도 쉽게 고장나지 않도록 내구성을 강화하고, 볼륨이나 음성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도입한다. 잦은 전력 손실에 따른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배터리 교체형 OTP를 도입하거나 배터리 잔량이 표시되게끔 하는 기능도 추가된다. 나아가 실물형 OTP뿐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일회용 비밀번호를 생성해 인증할 수 있는 디지털 OTP 도입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우리은행 등 일부 은행에서 이 기능을 도입해 사용 중이다.